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엔 유독 피로가 쉽게 쌓이고 입맛도 뚝 떨어지죠. 이럴 때 뭘 먹어야 좋을지 고민하다가 문득 냉장고에 남아있던 비트가 떠올랐습니다. 색도 강렬하고 맛은 조금 낯설지만, 건강엔 꽤 괜찮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거든요. 오늘은 비트의 효능, 색소 활용법, 그리고 부담 없는 요리 방법을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.
낯설은 비트의 효능
처음엔 비트를 마주했을 때 좀 망설였어요. 붉은 뿌리채소라니, 색이 너무 강렬해서 과연 이걸 먹어도 되나 싶더라고요. 손질을 하면 손에 비트의 빨간 물이 뭍으면 첨에는 좀 당황스러워요. 바로 물에 헹궈주면 잘 닦이니까 걱정마세요. 첨엔 비트를 잘게 썰어서 믹서기에 넣고 사과랑 같이 갈아 마셨는데… 처음은 진짜 별로였어요. 뭔가 흙냄새도 나고, 단맛도 애매했고요.
하지만 두세 번 마셔보니까 몸이 조금 가볍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. 알고 보니 이 비트 안에 '질산염'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혈압을 낮춰준다고 하더라고요. 심지어 간에 좋다는 '베타인'이라는 성분도 들어 있다고 해서, 나름 꾸준히 마셔보려고 노력 중이에요.
물론 효과가 바로 드러나는 건 아니겠죠. 그런데 며칠 마시다 보면 확실히 덜 피곤한 느낌이 들어요. 혈압이 좀 있는 제 체질엔 잘 맞는 것 같아요.
그래서 인터넷이나 시중에 보면 비트즙도 굉장히 많이 판매되고 있죠. 물론 어떤 채소든 직접 갈아 마시면 더 좋겠지만 매번 그렇게 먹을 순 없잖아요? 매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비트즙도 좋은 방법일 거 같아요.
색이 너무 진해서 놀랐지만 예쁜 비트색소
비트를 자르다 보면 손끝에 붉은색이 확 묻어나요. 그게 처음엔 좀 징그러울 수 있지만 보다보면 오히려 예뻐요. 그 붉은 색을 띄는 것이 '베타시아닌'이라는 천연 색소성분이래요. 인공 색소처럼 자극적이지도 않고, 항산화 성분이 많아서 몸에도 좋다니 일석이조예요.
저는 이 색소를 그냥 요리에 써요. 특별한 건 없고, 연근물을 들이거나, 떡 반죽 같은 데 조금 섞어요. 그러면 색이 은은하게 핑크빛이 돌아서 아이들도 신기해하고요. 비트 특유의 맛은 없지만 물들인 음식은 먹음직 스럽기도하면서도 예뻐서 먹기 아까울 정도에요.
시중에는 비트 분말도 판매합니다. 가루 상태라 요리할 때 쓰기 편하고, 드레싱 만들 때 한 꼬집 넣으면 샐러드 색깔이 아주 고급스러워지거든요. 물론 맛은 그냥 그래요. 특별히 맛있거나 그러진 않지만, 건강 챙긴다는 느낌으로 쓰는 거죠.
인터넷에서 봤는데 수제 비누 만들 때 비트 색소 넣더라고요. 천연비누는 약초나 여러가지로 많이 만드니까 좋은 것 같더라구요. 언제나 천연 제품이 인기가 있잖아요. 굳이 인공적인 걸 찾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.
요리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간편 레시피
처음엔 비트로 요리를 할 생각조차 안하죠. 손질도 어렵고, 어떻게 익혀야 할지도 모르겠고요. 근데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닙니다. 그냥 껍질째 깨끗이 씻어서 알맞은 크기로 썰고, 사과랑 당근이랑 같이 갈면 주스 완성. 간단해요. 꿀 조금 넣으면 먹을 만하고, 레몬 몇 방울 뿌리면 좀 더 상큼해지고요.
비트 피클도 해봤어요. 얇게 썰고, 식초+물+설탕+소금 섞은 절임 물에 담가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돼요. 하루 지나면 색이 진하게 배는데, 샌드위치에 넣어 먹으면 은근히 맛이 살아나요. 이건 가족들도 좋아하더라고요.
그리고 볶음밥. 그냥 비트 작게 썰고, 양파랑 당근이랑 같이 볶은 다음 밥 넣고 간장 살짝 넣어서 비비면 돼요. 색깔도 예쁘고 맛도 나쁘지 않아요. 다만 조심할 점은 너무 많이 넣을 필요는 없구요. 또 비트 너무 오래 익히면 물컹해져요. 그건 식감이 별로더라고요.
수프에도 활용 할 수 있어요. 감자, 양파, 비트 같이 넣고 끓인 뒤에 갈아서 크림 넣으면 끝. 브런치에도 어울 리는 느낌이지 않나요?
비트가 모든 사람에게 꼭 맞는 식재료라고는 말 못 해요. 저도 처음엔 별로였고, 지금도 솔직히 “맛있다”는 아니거든요. 그런데 꾸준히 먹다 보니 어느 순간 익숙해지고, 기분탓이라 해도 조금은 덜 피곤하다는 게 느껴지긴 하더라고요.
사람마다 반응은 다르겠지만, 여름철엔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재료예요. 요리도 어렵지 않고, 예쁘고, 몸에도 좋고 뭐 손해 볼 건 없잖아요? 한번은 직접 손질도 해보는게 좋은 경험일거 같아요. 자주 챙겨 먹으면 더 좋고요. 귀찮고 하기 싫으신 분들은 일단 비트즙이나 비트분말같이 시중에 판매하는 대체품으로 익숙해지시는게 더 좋을거같네요.